마음만은 건축주

서울대학교 미술관

날짜
2025/04/05
활동
댄비건축학교
서울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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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이형의 안내]
건축학교 시즌2 첫번째는 네델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 1944 - )의 [서울대학교 미술관] 입니다. 건축의 물성이 자연과 도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게 되는 곳입니다.
이곳을 첫번째 코스로 잡은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좀더 적극적으로 건축을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대체 이 친구는 여기서 이런 표정으로 내게 무슨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면 알게 됩니다.
이번 토요일 아침에 여러분과 함께 그가 전하는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댄비의 후기]
서울대학교 미술관 -램 콜하스-
책에 독자의 역할이 있듯 건축물에는 보는 사람의 역할이 있다 공간 속으로 한 걸음 더
2025.4.5. [댄비건축학교] 시즌 2. 첫 번째 날
[아용 후기] 뚱뚱한 건물 뒤꽁무니에서부터 쭈욱 올라오는 순간부터, 안으로 들어가서도 계속 어디론가 이어지고 오르락 내리락 구석구석 다니는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풍경이 계속 달라지고, 벽? 마감?도 콘크리트 였다가 트러스가 보이는 나무 벽이었다가, 아크릴 판이었다가. 계속 바뀌고 연결되는 풍경과 공간감이 지루할 새가 없이 계속 두리번 거리게 했어요. 버섯 머리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내려온 후, 버섯 기둥 아래에서 비도 안 맞고 관악산을 바라보는 풍경이란!
[비코 후기]
키다리 아저씨 댄비
[꽃이피다 후기]
건축기행 시즌 2 첫번째 시간도 역시나 감동이었어요. 순대국 뒤풀이 마저도 감동!
전 승부 보고 들어가는데 영화마저 감동이었어요.
단 한컷 후기는 감동들을 좀 다스리고 올릴게요 ^^
남은휴일 평안히 보내세요
[우영이형 후기]
나의 결정적 장면을 위해 꽃이피다님 사진을 한장 훔치기로 했습니다.
아무도 눈길주지 않는 소화전이죠. 처음부터 건축가의 책상에서 스케치로 태어났는지 아니면 미술관이 완공되고서 대학을 갓줄업한 어떤 청춘의 오바였는지 저는 알지못합니다. 큰 관심도 없습니다. 다만 저는 그 장면을 상상합니다.
이미 컨셉대로 도면은 완성 되었을테고 건축가는 버릇대로 또 뭐가 부족한가 싶었을테지요.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온 소화전이 신경 쓰였을지 모릅니다. 아니면 정말 그 신입사원 이었을지도요. 여기 소화전 어떻게 할까요? 사각 콘크리트 박스로 그려서 보내줘. 어쩌면 그 대답으로 밤새 혼자 수많은 책을 찾아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술관 건물을 이렇게 담담하게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소화전 박스를 보다니요. 세상 모든 진심은 이렇게 사소한 곳에서 나타나는 건지도요. 60이 넘은 건축가의 손끝이든 이제막 서른이 된 파릇한 건축가의 손끝이든 그날, 어떤 날의 진심을 보게 됩니다.
[아녜스 후기]
건축학교 시즌 2의 첫 시간, 벚꽃 만개한 봄을 걸어 미술관으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웬걸. 이런 비쯤이야, 아랑곳하지 않고 우영이 형의 원래 계획대로 비 내리는 야외 우산 속에 모두 모였다. 공중에 떠 있는 건물의 외관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조금씩 안으로 공략하며 깊숙한 구조 안으로 들어갔다.
그동안 건축 학교에서 방문한 많은 건축물 중에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이 공간.
공간을 짓는 사람, 경험하는 사람, 주체도 객체도 건물도 사람도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 공간 속에 흩뿌려진 우리가 공간과 하나가 된 듯했다. 그렇게 모두가 모든 곳으로 통하는 그런 공간이었을까. 건축가 혼자의 외침이나 잘난 척도 없이, 다 이해하지 못해도 건축물과 방문자가 교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느껴졌다.
우영이 형의 시즌 2는 시즌 1보다 더 하나하나 세심하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아, 물성과 자연과 사람이 안과 밖에 없이 어울리는 공간을 조금 더 깊게 경험하고자 했던 시즌 2의 의도가 이런 거였구나, 좀 저격된 느낌 ㅎㅎ 빗속에서 함께한 우리들의 토요일 오전은 서울대입구 중앙시장 작은 식당에서 순댓국과 김치전으로 마무리.
[지니의 후기]
1기 건축학교에서는 공간에 들어가서 느끼는 여러 감동에 집중 했다면 2기 건축학교에서는 공간의 감동과 이 건물이 이렇게 들어서는 이유와 구조를 풀어내어 적극적으로 건축을 마주하고 싶었다고 한다.
네델란드 건축가 렘 콜하우스 _ 서울대학교 미술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서울대학교의 출입문은 단 한 곳(정문) 뿐이라고 한다.
하수상한 시절 탓이라고… 그 때는 그런 이유로 그렇게 공간 구성이 되어 있었다지만 렘 콜하우스의 눈에는 모든것이 안타까웠었나보다.
건축의 물성이 도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소통없이 꽉 막히고 단절된 캠퍼스가 아닌 지역사회와 연결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설계해 도로에서 학교로 진입할때 돌아가지 않는 지름길 통행로가 되었다고 한다. 지름길 통행로를 위한 지면은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도깨비 방망이를 세워 둔 형태, 버섯 형태 같은 건물이 디자인 되었고 가분수 건물의 무게를 견딜수 있도록 트러스 구조로 건축 되었다고 했다.
건축의 물성이 자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우영이형은 운동장으로 걸어가다보면 미술관과 관악산의 능선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마음 먹고 볼 수 있는 사람만 볼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우영이 형이 표현한 자연에 반응한 건축물의 물성이라 표현한게 이 포인트 였을까요?
그렇다면 나는! 처음 가본 서울대, 남들도 잘 모르고 있다는 서울대 미술관. 미술관 내부는 너무 깨끗하고, 확 트여 있고 오르락, 내리락 신기한 구조에 작은 창문으로 찔끔 보여 눈에 박히는 풍경, 저절로 공부가 될것 같은 강의실 두 곳. 이렇게 멋스럽고 감동적인데 심지어 트러스 구조로 안전하다고 하니 더 좋네~
….마음 먹고 볼 수 있는 사람은 볼 수 있다지만…. 내겐 너무 어려워서…. 2기 건축학교에서 마음 먹고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보아요^^
비코의 후기 *아래 내용은 비코의 블로그와 댄비학교 페이지에도 게재되어 있어요 :) 비코 블로그로 가기 댄비건축학교 커뮤니티로 가기
[미술을 즐기는 민틋한 시선]
민틋하다형용사 울퉁불퉁한 곳이 없이 평평하고 비스듬하다.
보기 좋게 기울어진 능선이나 언덕을 보았을 때 사용하는 아름다운 우리말
댄비건축학교 시즌2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이번 시즌은 건축에 대한 자신만의 안목을 키우는데 목적을 두고
시즌1에서 하지 못했던 특별한 이야기가 더해진다고~
명소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보는 눈까지 키워준다니 이거 완전 꿀팁!
나의 눈과 생각을 튀어 줄 첫번째 건축물은 렘 콜하스가 설계한 서울대학교 미술관
이 미술관의 가장 큰 특징은 비스듬한 지형을 따라 중앙에 중심을 두고
지대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는 것.
평탄하지 않은 지형만큼이나 이슈도 많아 설계만 3번이 바뀌고 자재도 여러 번 변경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렘 콜하스는 클라이언트의 모든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센스가 넘치는 분이었다고!
설명을 다 듣고 난 후에 나는 렘 콜하스보다 그의 제안을 현재의 모습으로 이끈 건축주를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어졌다.
이런 내 말에 우영이형은
“내 건축물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은 건축주다. 하루 종일 그것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도가 가장 높다.”
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이 말을 들으니 더 만나고 싶어짐.
파격적인 건축 거장과 집요한 건축주가 함께 만들어낸 서울대학교 미술관!
무기세 전시와 함께 비코의 시선을 담아 전해본다.
사진 출처 : 댄비학교 꿀친들의 감각적인 시선들
미술관은 설립 목적 때문인지 건물의 앞과 뒤가 아닌 시작과 끝으로 이해하는 것이 편하다.
지역사회를 시작으로 미술관을 지나 서울대학교를 끝으로 지역과 학교를 연결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핵심가치는 다양한 시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선1 – 낮은 지대
버스 정류장을 내려 잘 정돈된 잔디밭 돌길을 걷다 보면 울창한 수풀사이로 미술관의 가장 낮은 쪽을 만나게 된다.
이 미술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미술관의 낮은 지대는 그 기울기로 인해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의 경우는 차를 이용하는 바람에 이 감흥을 온전히 느끼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첫인상이 중요하니 낮은 곳부터 투어하시길 추천!
건물 양쪽으로 높은 지대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다.
외부와 더 가까운 오른쪽 계단은 일반 계단보다 폭이 넓어 발걸음을 빠르게 할 수 없는데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훅하고 보폭을 넓히려고 하면 되려 늦어지기 일쑤다.
누구나 자신의 보통 걸음보다 늦출 수밖에 없다. 천천히 감상하며 오라고 신호를 보내는 듯하다.
외부와 좀 더 거리가 있는 왼쪽 통로는 계단 없이 좁고 긴 통로로 되어 있는 데
오르막 길인데도 마치 지하 벙커로 들어가는 착각이 들게 한다.
온통 회색벽으로 둘러 쌓여 긴장감이 들기도 하지만 벽 너머로 크게 자라난 나무들 덕분에
평온한 분위기가 동시에 연출되어 전시 작품에 대한 묘한 기대감을 주기도 한다.
시선2 – 끝에서 만난 입구
계단을 천천히 걸어올라 정상에 오르면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 확 트인 광장으로 인해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멀리 보이는 산등성과 펼쳐진 하늘은 환영인사라도 하는 듯한다.
시선을 아래로 살짝 내리면 이곳 역시 비스듬한 오르막길을 볼 수 있는 데
뒤로 돌아 미술관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오르막길 기울기와 유사한 구조물을 만나게 된다.
이는 서울대학교와 미술관이 하나로 연결되도록 하기 위한 특별한 설계일 것이라고 나름 생각해본다.
공중에 떠 있는 미술관 입구는 기둥 하나 없이 설계되어 긴장감과 함께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화려한 조명이나 번쩍거리는 자재하나 없이 이러한 웅장함을 준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시선3 – 안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비스듬한 오르막길을 걷게 되는 데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이러한 사선은 매순간 작품과 함께 마주하게 된다.
시선4- 작품을 소개하며
작품을 전시하는 데 있어서도 사선을 양보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선은 이번 작품을 위해서 미술관이 만들어진 것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시선5 - 안과 밖, 위와 아래를 연결하는 신비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거나 낮은 곳에서 올려다보면 계단을 정사각으로 두르지 않고
사선형태로 만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비정형적인 형태가 만들어내는
불안정성으로 인해 작품이 좀 더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보통 일정한 간격으로 계단을 두르면 사각지대가 생겨나는 데 사선으로 처리해서 인지
전시된 작품을 모두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금 감상할 수 있다.
작은 미술관이지만 이러한 독특한 구조 덕분에 공간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어 훨씬 더 크고 웅장하게 느껴진다.
더 나아가 자연광이 비치는 듯한 반투명 벽은 중간에 조명을 넣어 연출한 것이라고 하는데
외부와 묘하게 연결된 느낌이 들어 전체적으로 외계 세계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밖에서 외계 생물이 턱하고 손자국을 낼 것 같은 두려움을 간혹 느끼기도 했다.
이는 작품들을 구경하면서 더 깊이 빠져들게 되는 데 함께 있던 아이는 작품을 보다 말고 무섭다고 나가자고 말하기까지 했다.
작품의 성격에 따라 반투명 벽이 주는 감흥은 달라질 거 같다.
얼음을 주제로 전시를 하면 엘사의 얼음 궁전이 상상되지 않았을까?
시선6 – 사선에 둘러 앉아
모두가 가장 매료되었던 공간은 공중에 떠 있던 바로 건물의 가장 꼭대기 강연장이다.
햇살을 받아 별처럼 빛나는 창문 곁의 좁은 통로를 따라 올라가면 높은 천장과 사선의 지지대를 그대로 살린 강연장을 만나게 된다.
원목과 조화를 이루며 사선으로 멋스럽게 장식된 벽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미술관이 아닌
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내 마음을 더 설레게 한 것은 자칫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의 무게를
누구나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멋스러운 가죽 의자로 부드럽게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이건 마치 세계 유명 거장을 만났는데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시선7 – 집으로 데려온 민틋한 사선
미술전시를 보면 작품과 관련된 기념품을 사오게 되는 데 이번에는 미술관 에코백을 사가지고 왔다.
3가지 조합이 좋아서 3개 모두 샀는데 한쪽에 서울대학교 미술관이라고 크게 적혀 있다 보니 들고 다니기
살짝 애매할 거 같아 도톰한 박스를 넣어 벽에 걸었다.
그날의 감동을 고스란히 집에 담을 수 있어 볼 때마다 흐뭇한 기분이 든다.
글을 써 내려가며 정리해보니 사선은 소통을 상징하는 것 같다.
어렵게 느껴지는 미술작품을 쉽게 즐기고 향유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높은 수준으로 차근히 올라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미술관의 역할이라고 건축가와 건축주는 생각하지 않았을까?
서울대의 이러한 메시지는 여기 저기 자료를 찾아보며 확인했는데 그 사선의 정점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P.S 렘 콜하스의 또 다른 작품 갤러리아백화점 광교 방문기
기대한 것보다 지역과 융되지는 않았지만 존재감을 확실히 들어내고 있는 건축물. 위엄과 경이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우영이형의 이색적인 건축 블럭을 선물받아 만들어본 사선 건축물
이 작은 걸 만드는 데도 머리가 지끈하는데 건축가분들은 정말 대단하다.
제 블로그에도 올려놓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