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건축주

양평, 수직형 테라스에서 살고 싶어요

책 리뷰
날짜
윤우영 건축가님을 처음 알게된 것은
지나가던 과객(?)으로 우연히 책방을 방문하셨던
2023년이에요.
책방 그림도 그려주시고
소년조선일보에 소개도 해주셨지요.
윤우영 건축가님이 그려주신 책방 그림이
너무 예뻐서
'양평책방 책방할머니입니다'의
표지 그림으로 사용했어요
KBS 라디오 방송에서 양평책방을 소개해주셨어요.
윤우영 건축가님의 말과 글에서
따뜻함이 송글송글 올라온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건축가님이 출판한 책을 선물받았어요.
마음만은 건축주
윤우영 지음
이데아
어제 오후에 책을 받아들고 밤 늦게까지,
그리고 오늘 새벽부터 이어서 쭈욱~
건축과 관련된 책을 이렇게 단숨에
행복하게 읽을 수 있다니요
나한테 나도 놀랐습니다.
양평, 다세대주택 단지 이야기
'테라스가 있는 빌라' 부분이 너무 궁금했어요.
윤우영 건축가님이 양평을 들락날락 하셨던 이유가
바로 이 프로젝트 때문이었구나 알아차렸거든요.
“나는 오늘 가동 301호의 거실 테라스에 앉아 있다. 맞은 편 다동의 복층 주택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있다. 내려다본 중앙 마당에서는 아이들이 놀고 있다(p.81)'”윤우영. 마음만은 건축주(p.81)
아직 양평의 '수직형 테라스하우스'는
건축 전이에요.
하지만 너무 궁금해요.
건축가가 상상속 건물 안에서 온기를 예감하듯이,
어떤 따뜻한 건물이 사람들을 맞아들일지.
나도 그곳에 살고 싶어졌어요.
이 책의 마지막 병원 이야기에서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이 잠깐 나와요.
“그렇게 병원 이곳저곳을 헤매다 보면 만나는 숲의 공간이 있다. 새가 날아다녀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규모의 실내 정원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수익과 직접 연결될 것 같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 공간 하나로 건물의 가치가 상승했다.” 윤우영. 마음만은 건축주(p.289)
나는 이 공간을 알아요.
동생이 쉰을 겨우 넘기고 하늘나라로 떠나기 전,
한달 간 이 공간에서 동생과 함께
위로를 받았거든요.
그 때 이 공간에 실제 새가 날아다녔어요.
죽음을 앞둔 동생의 눈으로 함께 세상을 볼 때
이 공간이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요?
'수익과 연결될 것 같지 않은 공간'이지만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가치를 주는 공간이었어요.
건축은 공학이고 그래서 딱딱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건축에 대한 생각이
완전 바뀌었어요.
건축은 수학이지만, 공감이고, 철학이더라고요.
그 이유를 책에서 인용해보았어요.

건축은 수학이다

“회의가 거듭될수록 이 추상과 관념은 도면 위에 숫자로 표현될 것이다. 건축가가 해야 할 일이다(p.179) 땅 위에 올라가는 모든 건축물은 수많은 사연 속에서 탄생한다. 건축과가 예술대학이 아니라 공과대학에 있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다른 예술 분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본이 투입되가 때문이고, 왼성 이후에도 숱한 변화가 있가 때문이다. 공간을 감상한다고 하는 다른 예술 분야와는 달리 공간을 경험한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p.300~301)”

건축은 공감이다

“건축가의 상상은 보행자의 동선에서 시작한다. 단독주택을 설계할 때나 이런 야산 하나를 디자인할 때나 모두 마찬가지다. 도시인의 퇴근길, 원름 오피스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에 쓰러지는 그 짧은 동선을 디자인하는 동안 창문의 크기와 샤워기의 위치가 결정된다. (중략) 보행자의 동선에는 그와는 다른 점이 있다. 건물의 가슴으로 빨려 들어가 몸을 기대는 평화로움이 있다.(p.186)”

건축은 철학이다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공장 설계는 비교적 단순하다(중략) 하지만 이번 설계 과정은 '건축가가 해야 할 일'과 '건축가가 할 수 있는 일'을 깊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글은 발주처의 요구 조건을 만족하는 설계를 넘어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건축가로서 할 수 있는 ' 어떤 고민에 관한 이야기다.(208)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가 '건축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라고 나는 믿는다.(중략)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즐거운 경험을 상상하는 것, 내가 언제나 쑬데없는 수고를 자처하는 이유다(중략) 건물을 살아 있게 만드는 건축가의 이런 쓸 데없는 수고가 '쓸데있는' 수고라고 믿는 이유다.(p.230)”
집을 지을 계획이 있는 분은 꼭 읽어보세요!
철학과 마음이 담긴 집을 그립니다.